BlueBow [bluːb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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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나에겐. 아주 정상적이고, 대수롭지 않은 일이있다.
그것은 매일 아침에 자명종소리에 꺠어 일어나
칫솔에 치약을 짜는것처럼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이있다.
밤이되면 전등의 스위치를 켜고, 아침이 되면 전등의 스위치를 끄는 그런..감상적이지 않은 일이다.

이별.

사실 그것이 처음부터 아무렇지 않고 자연스러웠던 것은 아니다.
어렸을적. 내가 좋아하는 이모가 직장일로 일본에 이사가셨을떄.
그 때 처음. 좋아하는 사람과 멀리 떨어지는것이란 이런거구나...
를 경험했겠다.
차에서 손을 흔드시는 이모를 보며 울음을 뚝뚝..흘렸다.


이별에 익숙해지리라...
내가 다짐한것이다.
사람은 만나면 헤어진다라는 회자정리의 법칙에서 벗어날수없다.
가까이 있을것만같은 가족들도, 친구도,
미안하지만 한번 만났으므로 법에 어긋나지 않도록.
헤어져야한다.

미국에 살면서, 난 사람과 헤어지기 "연습"을 할수있었다.
방학마다 놀러오시는 친척분들.
한국에서 사오신 선물을 구경하며,
7명 8명의 대식구가 왁자지껄 하던 집이..
그들을 한국가는 비행기에 태워두고 집으로 돌아와
문을 여는 순간의.... 아는 사람은 안다.
마치.. 집안에서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던 강아지가 없어진.
그날의 횡한 기분들과 집안 전체가 제자리에 있지 않은것 같은
그 기분을..

공항엘 수도 없이 다녔다.
그곳엘 별로 가고싶지 않다.
문같지 않은 문건너편으로 짐을 끌며, 다른한손에 여권을 들고
흔들어보이는 모습은. 영.아름답지 않다.


이별에 익숙해지리라...
나에게 이별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자연스럽다.
요 몇년 사이 나에겐. 어떤 이별도 감당할수있는 그릇이 생겼다.
더욱이. 나에겐 자연스러운 이별말고,
갑작스럽고, 예상치 않은 생이별이 익숙하다.

내가 원치 않는 이별..
이별하지 않아야하는데 해야"만" 하는 이별.
헤어진 상태에서 또한번 이별을 하는 "이중이별"

이. 별.

별.

한 음절 음절은 또 왜그리 아름다운가?



흑백논리


"내가 옳으므로 너는 틀리다"
"메리가 오늘 내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으므로
사랑이 식은게 틀림없어. 난 확신해."
" 내말이 진리이다. 나의 말에 동의 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은
이단이다."

흑백논리. 이분법적 사고이다.
white 와 black 만 존재할뿐.. gray area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유치원때 부터. 아니 어쩌면 그 전부터..
뭐뭐하는것은 나쁜것.
또는 뭐뭐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
뭐뭐하는 사람은 착한사람 그러므로, 선생님께 칭찬받는사람.
이 2가지를 배웠다.
이세상엔 2가지의 사람이 존재했던것이다.
착한사람과, 나쁜사람.

나는 혹 사람이나 사물, 또는 현상,사건을 대할때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를 하고 있지 않은지..
심히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있다.

나쁜놈. 착한놈.


스웨터
 난 정말지 이곳날씨가 맘에 들지 않아."
그녀는 어두운 쥐색의 풀오버스웨터를 뒤짚어쓰며 투덜댔다.
" 아침엔 그렇게 햇볕이 쨍쨍하더니말야, 갑자기 추워지고,
며칠전까지만해도, 정말 더웠자나. 왠 변덕이래.. 이스웨터를 가지고 오지 않았으면.. 난 정말.."
그 스웨터는 작년 이맘때쯤. 얇은 티셔츠 입고는 오돌오돌떠는 그녀의 모습이 안되보여,
학교앞 옷가게에 가서, 디자인이고 뭐고 할거 없이, 따뜻하고 두툼한것을 사입혔었던 것이다.
" 대체. 일기예보도 믿을 수 없으니 .원. "
그녀는 처음엔 색깔이 어둡다며 싫어하는듯하였지만.
언제 변덕을 부릴지 모르는 버클리 날씨라며, 아침이 쨍쨍 해가 나도, 들고다녔었다.


이곳 날씨와 그녀는 많이 닮았다.
변덕.
그녀는 주기적으로 변덕을 부리곤했는데,
내가 참을만큼 참았다 싶으면, 나아지는듯했고,
좀 잊고살았다 싶으면, 어느새 예상치도 못한 변덕을 부리곤했다.
뭐. 이를테면, 365일 마시던 똑같은 커피의 맛이 이상하게 변했다며.
내가 무안하도록, 큰소리로, 다시 만들어달라고 눈을 똥그랗게 뜨고있는 종업원에게 소리치곤했다.
때론 그녀는 축축하게 비오는 날이 좋다고 했으며,
어쩔땐, 그런날은 생각이 많아져서 머리가 아파지곤했다며 징징댔고,
햇볕이 나는 날이면, 놀러가고싶다고했고,
맑은 날이 계속되면, 이제 싫증이 났다며 비가올때도 됬다며 투덜대었다.
그녀는 자신의 변덕을 날씨때문이라고 단정지었지만.
내가 변덕은 너가 더 심하다고 반박할바에야 입을 다무는것이 좋을듯 싶었다.

그러는 그녀는 자신이 변덕인것을 알지못한채, 항상 날씨를 탓하곤했다.

여느때와 다름없는 그런 날이었다.
아침은 신선한공기인지 안개의 물방울인지 알수없이 촉촉했고,
그것들이 나의 코속으로 들어와 머리속을 시원하게 만들었으며,
1초간의 현기증을 느끼게했다.
그렇게 오늘의 날씨를 예측하며 걷고있었다.
" 나... 나에게. 눈스웨터를 만들어줘. 하얀 눈 스웨터. 입으면 입을수록 차가워지고 추워지는..
하얀 눈스웨터. 난 너무 춥거든."
그녀는 젖은 머리를 털며 까만눈동자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난 이제. 하얀 눈스웨터가 입고싶어.
그것들이 나의기분을 좋게할까.
솜털처럼, 하얀 그 스웨터가 나한테 잘 어울릴까.
우중충한 날씨에서 생기는 나의 잡생각들을 없애줄까.

그 하얀 눈 스웨터가.
포근할까?
너의 따뜻했던 품처럼?



Gemini
5월 29일 오후 4시 15분 생.

나는 전형적인 쌍동이자리이다.
호기심 많고, 예술적이며 항상 새로운것을 원한다.
머리회전이 빨라 하나를 배우면 열개를 이해하며 습득한다.
감성이 풍부하며 따라서 얼굴에 기분이 금방 나타난다.
표현능력이 뛰어나다.
변덕이 죽을 끓고, 쉽게 변하며 끈기가 없다.
잡다한 것에 능한 나머지 전문성 결여.. 하지만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남의 기분을 잘 파악하다가도 눈치 없는 말을 할때도있다.
뭐. 대충. 이런 쌍동이 자리이다.

쌍동이는 둘이다.
뭐 셋도.. 넷도.. 오늘 뉴스에서 어느 부인이 13쌍동이를 낳았다는 보도를 보았지만.
둘이 대부분이다.

나는 이상하게도 내안에 내재되어있는 두쌍동이를 자주 발견하는데,
이들은 둘이 매우 상반된 성격을 가지고 있는 듯싶다.
그러니까 내 마음이 어떤 한가지를 원하면서 다른것도 원하는것이다.
이를 테면 생머리를 원하면서 파마머리를 원하는 그런것..
"뭐 그거야 사람들이라면 모두 그런면이 있는게 아니냐?"
고 따지는 사람이 있다면.
"난 좀 심합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그래도
"그건 너가 특이해서가 아니라 원래 인간에겐 양면성이 있는거야"
라고 윽박을 지른다면 할말 없지만.또 이 글을 끝까지 읽으라고 강요하고 싶지도 않다.

뭐 어쨌든 내재되어있는 상반된 쌍동이..
그런것들은 나의 행동양식에서도 뚜렷히 나타난다.
예술적인것들 좋아하고,감성적이며 표현이 풍부하다가도
어느순간 표현하는것이 무의미해 보이고, 숫자와 같은곳에 매력을 느끼거나 매우 이성적으로 변한다. ( 이것이 나의 전공과목과 음악사이에서 갈등을 느끼는 커다란 이유이다)
심하게 우울해지며 말수가 적어질수 있으며, 갑자기 하이퍼가 되어 말이 많아지거나 작은일에 흥분하며 반응할수있다.
난 클라식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며 매우 고상해질수있고,
또 단번에 매우 푼수가 될수있다.

이런 이분적인 나의 행동양상들이
어떻게 보면 이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고,모든것들에 capable한 사람처럼 보일수도있지만
다른사람이 보면 매우 변덕이라고 하거나.
생김새와 안어울린다거나.
이상한 조화라고 보이는 모냥이다.

요즘 내머리속은 이런 대립적인 모양으로 내 자신을 confuse시킨다.
요놈의 쌍동이 둘을 화해시켜야한다.


그녀의 말.
<잊혀지기는 어렵다>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나 라는 존재가 잊혀진다는건.
참을수 없는일이야.'

연희는 말했다.

'나와 분명 인연의 끈으로 이어져있던 그사람과의
추억과 즐거워 하던 순간과 같이 호흡하던 공기와.
서로를 바라보던 느낌들이 없어져버린거지. '

' 그 사람의 인생의 한 조각은 분명히 내 맛으로 만들어져있었는데,
그 한조각을 누군가 먹어버린거야.
누군가.
먹어버린거야.
누군가...
아니야. 어쩌면 그사람이 일부러 먹어버린걸줄도 몰라.
꾸~~~~울꺽~ '

연희는 침을 삼키며 말을 이엇다.

' 더 참을 수 없는건,
없어진 한조각에대해 심드렁하게 대하는 그의 태도야.'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나 라는 존재가 잊혀진다는건.
참을수 없는일이야.'

한정수는 그녀의 까만 뒷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한다.

'그래,바로 그게 인간에게 신이 내리신 축복인거야.
그 한조각을 잊어버릴수있고, 아무렇지 않은듯 살수 있는거.
그게 바로 축복이라는 거지.
만일 우리에게 담으면 없어지지 않는 유리병과 같은 기억력이 있다면,
인생은 괴로워질껄?
기억들과 추억들과 느낌들이 잊혀지지 않고 널 괴롭힌다면말야..
소쿠리.
소쿠리.
걸르란 말야.
넌 너무 너의 완벽함에 기대는 데가 있어.
사람은 소쿠리같은 면이 있어야하는거라구.
연희! 듣고 있어?
너의 완벽함에 사람들은 지쳐가고...
곧 너를 피할게 될테지..
멀리 멀리.
그럴수록 넌 나에게 사람들이 또 너자신을 잊었다고
투덜되겠지..너의 불완전함을 깨닫지 못한채...'

<고무줄 놀이>

나는 고무줄 놀이를 해본적이 없어.
어렸을적 난, 밖에 나가 고무줄 놀이를 하기보다.
집에서 피아노연습을 하거나, 그게 싫증이 나면 책을 읽곤 했지.
우리아파트 부녀회 도서관서 빌려온 드라큘라씨리즈와 발레리나들의 기숙사 생활씨리즈의 책이었어.

고무줄놀이는 이렇게 시작하는거야.
까만 고무줄. 문방구에서 잘라파는 까만 고무줄을 사야해.
난 고무줄 놀이를 해본적이 없지만,
새 고무줄에서 나는 고무냄새를 난 기억해.
더우면 늘어나고 서로 달라붙는 이상한 성질때문에.
하얀 밀가루 같은것을 고무줄에 묻혀 팔곤 했었지.
한줄인 고무줄의 양쪽끝을 이으면 고무줄을 할 준비가 된거야.
어떤 오래된 고무줄들은 실력좋은 아이들이 하다가 끊어져버려서,
군데군데 매듭을 지어 이어야 했는데,
그건 마치, 따가운 철조망과도 같이 생겼어.
다시 말하지만, 난 고무줄 놀이를 한적이 없어.

두명은 까만 고무줄을 양쪽에 서서 밟지.
그럼, 머리를 하나로 높이 묶은 아이는 "1 2 3"에서 10까지 외치면서
그 고무줄을 밟는거야. '이런것쯤이야' 하는듯한 표정으로..눈을 감고,,
놓치지 않고 밟으면 그아인, 다음 단계로 넘어갈수 있어.
그럼 서있던 두명은 까만 고무줄을 발목에 걸쳐놓는거야.
그럼 머리를 높이 묶은 아이가 다시 무슨 알수없는 노래를 흥얼이면서,
고무줄을 타기 시작하지.
그때가 되면 두명의 발목은 간지러워지기 시작할꺼야 아마...

고무줄 놀이는 재미있을까?
머리 높이 묶은 아이는 고무줄이 무릎, 허벅지 , 허리로 올라갈수록 활력을 찾는듯했어.
그래서 신발을 벗고 맨발로 하는것이었을까?
가슴 , 머리 , 이렇게 옮겨 가면서,
그리고 노래도 바꾸어가면서, 박수도 치면서, 땅도 짚으면서,
머리를 찰랑이면서,
한번도 죽지 않고,
발목에서 머리까지 고무줄을 하는거야.
머리 다음엔, 두명이 팔을 하늘높이 쭉펴고 하는건데.
거기서 부턴 생각이 잘 안나.


난 양볼을 두손에 받쳐들고 고무줄하는 아이들을 쳐다보곤했어.
난 그들을 기억해.
난 그들의 높은 톤의 노래소리와 운동화 소리, " 야! 너 죽었어" 하고 지르던 소리와.
내 눈앞에서 왔다갔다하는 재주를 넘는듯한 그 들의 긴다리와 팔을기억해.
그애들은 자신의 두 다리가 날개라도 된양, 까만 고무줄을 타곤 했지.
난 그들을 기억해.
그애들은 지켜보던 나의 까만 두 눈동자를 기억하고 있을까?

'그러니까 누군가에게
나 라는 존재가 잊혀진다는건.
참을수 없는일이야.'


2003년 4월 22일 11시 4분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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