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튤립을 좋아한다.
꽃의 으뜸이라면 장미라지만,
단순하고 단아한 깨끗한 튤립이 좋다.
그렇다. 나는 튤립을 좋아한다.
그런데,
그래서 뭐 어쨌다는 말인가?
내가 튤립을 좋아한다는 사실은 내가 튤립을 좋아하는 사실 이외에
그 어떤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그냥 내가 튤립이 좋아한다는 사실밖에...
"커피가 좋아요?" "티가 좋아요?"
"액션 영화?" "코믹 영화?"
"무슨 계절을 좋아하죠?"
"어떤 음식을 좋아하나요?"
똑같은 질문과 똑같은 대답. 너무나도 진부하다.
커피를 좋아하면 어쩔것이며, 여름을 좋아하면 어쩔것이며, 인디안푸드를 좋아면 어쩔것인데..
커피를 좋아한다고 대답했다가 다음날 차를 마시면 안되는것이며,
여름을 좋아했다고 대답했다가 눈이 좋다고 하면 안되는것이며,
1년 365일 인디언 푸드를 사주겠다는것인가?
그래서 가끔은
A가 좋아요.B가 좋아요 했을때,
난 그냥
아무거나 말해버린다.
어차피 바뀐다.